그녀.
무엇이 옳은지도, 그른지도 몰랐던 순간 우린 만났다. 그렇게 빠져들었고 마치 봄바람처럼 서로를 보듬었다. 하지만 봄은 너무나 짧았다. 찰나의 순간처럼 짧아 만끽할 틈도 없이 사라지는 계절. 너는 나에게 봄이다. 봄이었다. 이제는 더는 기대되지 않는, 가장 유약한 봄이라는 마음이다.
스스로 반문하며 그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열기 젖은 시선과 사랑을 고백해오던 숨결. 원하고 원했던 순간 질리도록 연습했던 거절을 통보했고 미련퉁이처럼 주저앉아 울었다. 마음은 말하지만, 머리는 거부한다.
그.
연애는 죄악이다.
세 치 혀 놀림의 농간이었다. 연애란 이유로 사랑을 강요받으며 결혼을 종용하고 믿음에 강박적이어야 했다. 사랑은 언제나 바뀔 수 있으며 결혼은 선택. 믿음은 받는 만큼만 되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30년 넘게 지켜왔던 소신이 근래 들어 오류를 일으킨다. 지키고 싶다. 믿음이란 걸 창조하고 싶어졌다. 룰을 조금 바꾼다고 해서 세상이 멸망하지 않을 것 같다며 합리화하기 시작했다. 세 치 혀 놀림의 농간에 한 번쯤 속아 넘어가 병신 소릴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만 같다.
Morendo, 숨이 끊어져 가듯이 너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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