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계속 덧나기만 했어요. 덧난 자리마다 부끄러운 길을 만들고 그 길은 또다른 길들로 무수히 갈라졌어요.
갈라져서 돌아오지 못했어요. 이제 가느다란 가지들로 남아 나는 아무것도 붙잡을 수가 없어요.
내 산책은 당신을 붙잡을 수 없어요. 다만 이렇게, 흔들리기 위해 이렇게 오래 흩어졌던 거예요.
내 생의 이렇게 많은, 다른 가지들을 만들었던 거예요. 당신이 손짓하는 것이 보였어요.
'추천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힘 - 맹문재 (0) | 2020.06.08 |
---|---|
외롭지 않기 위하여 - 최승자 (0) | 2020.06.08 |
수선화에게 - 정호승 (0) | 2020.06.05 |
밥 - 천양희 (0) | 2020.06.05 |
다정이 나를 - 김경미 (0) | 2020.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