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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다른 가지 - 이수명
굿 이너프
2020. 6. 6. 19:26

나는 계속 덧나기만 했어요. 덧난 자리마다 부끄러운 길을 만들고 그 길은 또다른 길들로 무수히 갈라졌어요.
갈라져서 돌아오지 못했어요. 이제 가느다란 가지들로 남아 나는 아무것도 붙잡을 수가 없어요.
내 산책은 당신을 붙잡을 수 없어요. 다만 이렇게, 흔들리기 위해 이렇게 오래 흩어졌던 거예요.
내 생의 이렇게 많은, 다른 가지들을 만들었던 거예요. 당신이 손짓하는 것이 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