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소설 발췌
스푸트니크의 연인 - 무라카미 하루키
굿 이너프
2020. 6. 9. 19:41
사람들은 기회가 있으면 놀라울 정도로 솔직한 표현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려 한다. 예를 들면 "나는 바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직하고 개방적인 사람입니다."라든가 "나는 쉽게 상처받기 때문에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또는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 입니다"와 같은 말들을 입에 담는다. 하지만 나는 ‘상처받기 쉽다'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쓸데없이 깊은 상처를 입히는 경우를 몇 번이나 보았다. '정직하고 개방적인' 사람이 자신도 깨닫지 못한 채 그럴듯 한 변명과 거짓말을 늘어놓는 경우를 보았다.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속이 빤히 보이는 아첨에 너무나 쉽게 속아 넘어가는 경우를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제로 자기 자신에 대해 도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